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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고스페인의 디에곱니다. 어서들 오십시오."

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떠오른 트렌드 '랜선 여행',

여행지 이곳저곳을 다니며 코로나19로 발길이 묶인 여행자들의 갈증을 실시간 온라인 방송을 통해 풀어주고 있습니다.

랜선 여행 가이드 2년 차 고용진 씨는 코로나 때문에 여름 휴가를 떠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랜선 여행을 기획했습니다.

이번에 소개한 곳은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위치한 작은 나라 안도라 공화국,

웅장한 피레네 산맥을 배경으로 세워진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아기자기한 거리의 분위기가 동화 같은 풍경을 선사합니다.

특히, 안도라의 온천은 나트륨과 유황 등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를 자랑해 '신들의 온천'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데요.

"이런 온천수가 도시 곳곳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유럽에서 가장 큰 온천장이 들어 선거죠."

직접 가기 어려운 도시 곳곳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상세한 설명까지 곁들어지니 정말 함께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정민 / 트래블데일리 편집국장 : 실제 여행이 아니기 때문에 집중도도 떨어지고 현실감도 떨어질 수 있지만 (가이드가) 자신만의 독특한 진행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보는 이들의 만족감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 생활 9년 차 용진 씨가 여행 크리에이터가 된 지는 이제 2년 차.

스페인에 오기 전에는 한국에서 여행사를 운영했습니다.

[고용진 / 랜선 여행 가이드 : 처음 일할 때는 업무를 잘 모르니까 영업도 배우고 상담도 배우고 비행기표도 발권해보고, 2009년부터는 여행사를 차려서 본격적으로 여행업을 하게 된 거죠. 그래서 어떻게 하다 보니까 벌써 18년째 여행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사를 운영하며 여행 인솔자로 찾은 스페인에서 현지 가이드로 활동하던 지금의 아내를 만나 스페인에 정착하게 되었다는데요.

간단한 인사말조차 모른 채 스페인에 온 탓에 처음에는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고용진 / 랜선 여행 가이드 : 집에서 공부했죠. 공부를 미술관 공부하고 스페인어 공부하고 스페인어 역사 공부하고 해서 처음에는 마드리드에서 프라도 미술관만 전문으로 가이드 투어를 했었어요.]

한국에서 여행 일을 했던 경력을 살려 시작한 미술관 전문 가이드가 입소문이 나 인기를 얻자, 마드리드 근교 투어, 포르투갈 투어까지 활동 반경을 넓혔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창 일을 하던 중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코로나19 사태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고, 원치 않는 백수 신세가 되어 버렸습니다.

일을 못 해 수입이 끊긴 것보다도 용진 씨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는데요.

[고용진 / 랜선 여행 가이드 : 여행 시장이 몇 년 몇 월 며칠에 열린다는 보장이 있으면 차라리 그거에 맞춰서 대비하겠는데 이게 언제 오픈이 된다는 게 없잖아요. 정확한 기한이 없어서 그거를 마냥 기다리고 있는 거...]

고민 끝에 한국에서 영업, 상담, 발권, 인솔, 그리고 현지 가이드까지 여행 관련 일이라면 안 해본 것이 없다는 특장점을 살려 여행 크리에이터가 되기로 한 것입니다.

[고용진 / 랜선 여행 가이드 : 코로나가 끝난 시점에 우리는 코로나 때문에 망했다는 말 하지 말고 코로나 덕에 새로운 세상을 접했다는 걸 한번 개척을 해보자. 여행을 오고 싶은데 못 오시잖아요. 그리고 저도 일을 하고 싶은데 못 하잖아요. 그래서 가상으로 보여드리는 랜선 투어를 짐벌에 휴대폰 붙여서 들고 나간 거죠.]

그렇게 시작된 2020년 9월의 첫 번째 랜선 투어,

첫 방송에서는 단 8명의 시청자와 함께 마드리드 시내를 돌아다녔는데요.

스페인 곳곳을 발로 뛰며 꾸준히 노력해 인기를 얻어가던 중 대중들의 급격한 관심을 불러 모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스페인 순방.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모인 동포들의 모습부터 다른 언론사에서 다루지 못한 현장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 겁니다.

[고용진 / 랜선 여행 가이드 : 제가 라이브방송을 켜면요. 동시 접속자가 150분 200분 정도 들어와요. 근데 그날 동시 접속자가 천분, 이천 분, 사천 분, 오천 분, 팔천 분 찍더니 결국에는 실시간 스트리밍에서 동시 접속자가 근 만삼 천분 가까이 나왔었어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건 진짜 생각지도 못하게 독점 중계가 되어 버렸어요.]

용진 씨는 일시적인 관심을 끄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변함없이 이틀에 한 번꼴로 꾸준히 랜선을 통해 숨겨진 명소를 소개한 결과, 지금은 2만 명이 넘는 구독자도 생겼습니다.

용진 씨의 가이드는 18년의 여행업 경력으로 다져진 말솜씨와 특유의 밝은 에너지, 기동성이 특징입니다.

[조희성 / 세계한인가이드협회 부회장 : 고용진 씨는 코로나로 인하여 직접 체험이 아닌 간접적인 체험인 온라인 랜선 투어의 선구자로 활동하면서 침체 되어 있는 여행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셨다는 점에 대단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용진 / 랜선 여행 가이드 : 구독자분들에게는 칭하는 칭호가 있어요. 아미고라고 해요. 아미고는 스페인어로 친구잖아요. 그래서 제 구독자분들은 저랑 친구예요. 저는 유튜브를 통해서 실제로 만나 뵙지는 못했지만 2만 분의 친구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좀 더 커나갈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을 얻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2만 명의 친구를 얻은 용진 씨.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되어 랜선 친구들을 실제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코로나로 발이 묶인 여행객들에게 스페인 구석구석의 생생한 모습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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